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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72

돌연한 출발 비현실적인 힘에 휘둘리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 이것이 카프카의 『돌연한 출발』 아닐까?주인공 그레고르가 어느 날 아침에 벌레로 변했음을 알아차리며 시작된다. 그러나 그는 변신에 개탄하지 않는다. '나는 어쩌다 이런 고된 직업을 택했단 말인가!'라며 변하지 않는 자신의 삶에 개탄한다(58p). 그레고르의 근심은 오로지 식구들이 사업의 불운을 최대한 빨리 잊어버리게끔 하는 것이었다(92p). 결국 그는 변신에 좌절하지 않고 침대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했다.(64p) 가족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우선, 어머니는 한결같은 모성애를 보인다. 아들의 무단결근을 꾸짖으려 찾아온 지배인에게 '저 애는 정말이지 머릿속에 일밖에 없답니다.'라며 아들을 두둔한다(68p). 아버지와 누이가 완력으로 제지할.. 2024. 10. 23.

굶주림 19세기 후반의 젊은 노르웨이 청년이 굶주림 속에서도 글을 쓰며 살아간다. 기술과 과학발달에서 도태된 그는 이리저리 치이며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인다. 공허한 현대 문명에서 정신의 안정을 찾아가며 인간성을 회복하는 이야기이다. #체면 주인공은 가진 물건들을 하나 둘 전당포에 팔아넘김으로써 하루를 연명해간다. 처음에는 조끼부터 시작했으나, 이발소 이용권, 심지어는 옷의 단추까지 떼어 가져간다. 이처럼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인공이 포기하지 않는 것이 있다. 체면. 그 실체없는 두 글자를 지키기 위해 필요도 없는 거짓말을 한다. 번번이 이어지는 실패를 대처하는 모습을 돌이켜보자. 유치장에서 장관 행세를 한 것이 발각될까봐, 식권 하나 달라는 작은 부탁조차 입에 머금고 유치장을 나왔다. 돈을 빌리려.. 2022. 11. 5.

블루 피리어드 블루 피리어드(야마구치 츠바사) 본과 2학년 1학기가 끝난 여름방학 끝자락 8월. 미뤄왔던 성적조회를 했다.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등급을 유지하지 못했고 오히려 등수가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내 성적이 떨어졌다는 사실보다 나를 비참하게 한 것은 내 주변 사람들의 성적이 올라갔다는 사실이다. 우울했던 날들을 이겨내도록 도와준건 역시나 친구였다. 영준이가 지난 1학기 중반에 생일선물 겸 추천했던 만화가 하나 있다. ‘블루 피리어드’라는 입시미술 만화인데, 소년만화 감성이 잘 섞여 있어서 감정이입이 잘 되었다. 캐릭터들의 개성도 다양했는데 스토리라인 역시 탄탄했다. 무엇보다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건 역경 속에 등장하는 명대사들이었다. 아직 연재중인 만화이긴 하지만 2학기, 더 나아가 의학공.. 2022. 2. 4.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츠지 히토나리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편을 읽은지 두달째 되는 날에 읽기 시작했다. 두달이라는 기간이 그리 긴 편은 아니지만, 내용을 대부분 잊은 채로 읽어 새로 책을 읽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되살아나는 기억과 운명적인 사건들의 연속을 맞이하니, 감정변화가 두배가 되는 것 같았다. 나는 공지영 버전을 홍, 히토나리 버전을 청이라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책 표지 색이 그럴뿐더러, 인물의 이미지, 그리고 여주인공의 이름이 최홍이라는 점에서 홍과 청으로 구분하는 것을 선호한다. 청은 냉정과 열정 사이 Blu편처럼 감정 묘사가 간드러졌고, 과방에서 읽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래는 붓펜으로 밑줄을 그은 것들이다. 이런 소설 또 읽고 싶다. (스포주의)@고독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쓸쓸함은 사랑을 약하.. 2017. 3. 19.

옥상달빛 2집 Where 1. 딩동2. 새로와3. 괜찮습니다 (Title)4. Tickle5. Children song6. 유서7. 공중8. Hero (Title)9. Help10. 하얀11. 숲 옥상달빛의 두번째 정규앨범이다. 옥상달빛을 처음 접한 노래는 '수고했어, 오늘도'와 '옥상달빛'이었다. 두 노래의 분위기로 미루어 볼 때, 이번 앨범도 그런 분위기겠다라는 추측을 했다. 빗나가지 않았다. 옥상달빛의 색깔이 잘 드러난 앨범이다. 그래서 좀 실망했다. 그 두 노래와는 다른 분위기의 노래가 담겨있지 않을까 했지만, 잔잔한 인디 노래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역시 옥상달빛 앨범은 '옥상라됴'를 샀었어야 한다. 2017.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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