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1. 조업

초밥을 좋아합니다. 초밥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따라가보려고 합니다.

일단 초밥을 만들려면? 밥은 지천에 널렸어요. 재료를 구해야 합니다.

근본 재료는 무엇인가? 고기, 달걀은 조연이죠. 주연은 생선입니다.

생선은 어디에 있죠? 바다에 있습니다. 민물고기로 초밥을 만들면 비려서 못먹을겁니다.

바다로 나가봅시다.

바다생선은 뭘로 잡을까요? 배를 타고 나가서 그물을 던지기엔 자본이 부족합니다. 낚시로 잡읍시다.

낚시를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1) 낚싯바늘

2) 봉돌(가벼운 낚싯바늘을 바닷속에 가라앉히기 위한 무거운 추)

3) 이들을 연결해 줄 낚싯줄

이 세가지만 가지고 낚시하는 기법을 '줄낚시(주낙)'이라고 합니다. 번개장터에서 줄낚시 한세트를 800원에 팔고 있네요. 길다란 낚싯대? 필요 없어요.

그런데 줄낚시는 장소에 한계가 있습니다. 추가 중력의 영향을 받아 수직으로만 가라앉기 때문입니다.

1) 부둣가에서 줄낚시하면 어떻게 될까요? 발밑 방파제 돌에 쳐박힐 겁니다. 즉, 줄낚시는 연안에서 할 수 없습니다.

2) 배를 타고 나가서 깊은 바다위에서 줄낚시하는 대안은 어떤가요? 좋습니다.

3) 연안일지라도 추를 투포환던지듯 멀리 던지면 좀더 깊은 수심에서 낚시하는 셈 아닐까요?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추를 멀리 던진다. 그렇게 등장한 개념이 '원투 낚시'입니다. 줄낚시에다가 낚싯대만 추가하면 되겠네요.

이제 낚시 기본코스를 완주하셨으니, 심화로 넘어갑시다.

무작위 생선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특정 생선을 타겟으로 하여 낚시를 해보는 것입니다.

고려해야할 생선의 특징에는 미끼, 성격이 있습니다.

우선, 생미끼입니다.

지렁이, 갑각류(크릴, 흰다리새우), 어류(고등어, 미꾸라지), 패류(바지락), 오징어 등이 있죠.

생선별로 각기 다른 입맛이 있기에, 사전에 조사해서 낚싯집에 들러 사가면 됩니다.

생미끼를 직접 캘수도 있고요.

다음은 인조미끼(루어낚시)입니다. 맛도 없는 플라스틱을 왜 무나 싶은데, 잘 무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시각과 청각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먹이활동에 나서는 육식어종들이 좋아라 합니다.

불가사리의 강한 육식성을 잘 고증한 루어낚시 장면이네요.

성격도 고려할 요소입니다. 유독 예민한 어종이 있습니다.

경계심이 강하다보니, 바늘은 가만히 두고 미끼만 아주 살짝 건드립니다.

파도치는 수면만 볼수있는 인간 입장에서는 이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개발한게 '찌낚시'입니다.

수면에 둥둥 뜨는 찌를 달아서 작은 낚싯줄 변화도 잘 감지할 수 있게 합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은 여러 낚시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간단하지만 발밑 물고기만 잡을 수 있기에 배를 타야만하는 줄낚시.

연안으로부터 멀리까지 던져서 수평도달거리를 늘리는 원투낚시.

가짜 미끼를 이용해 적극적인 육식어종을 잡는 루어낚시.

찌를 이용해 소극적인 예민어종의 움직임을 볼 수 있게된 찌낚시.

다음편에는 이렇게 잡은 물고기가 판매되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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