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3요소

사진 한 장을 구성하는 데 있어 ‘노출(exposure)’은 가장 기본이자 핵심적인 개념이다. 노출이란 말 그대로 얼마나 많은 빛이 카메라 센서에 도달했는가를 뜻하며, 이는 사진의 밝기뿐 아니라 분위기와 표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진가는 이 노출을 조절하기 위해 세 가지 요소(조리개, 셔터속도, ISO)를 다룬다. 이들은 각각 렌즈가 빛을 얼마나 받아들이는가, 얼마나 오랫동안 받아들이는가, 들어온 빛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할 것인가를 결정하며,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노출 값을 만든다. 이 글에서는 이 세 가지 요소의 물리적 정의와 실전에서의 역할, 그리고 노출량과의 정량적 관계를 중심으로 차례대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조리개 수치(F number, N)

1) 정의

조도(E)는 카메라 센서가 단위면적당 받는 빛의 세기를 말한다. 조리개 지름 D를 통해 들어온 빛은 초점거리 f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원뿔형태로 퍼지며 약해지게 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정리된다.

물리학자에게는 D, f가 직관적이다. 하지만, 사진가는 렌즈의 물리적인 D, f 보다는 '그래서 사진이 얼마나 밝게 나오는지'에 대한 실질적 영향에 더 관심있다. 그래서 이들은 조리개 수치(F number, N)라는 무차원량을 따로 정의해 소통한다.

2) 광량과의 관계

이 조리개 수치는 빛의 양을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무차원량이므로, '스톱(stop)'이라는 단위를 약속하여 소통한다. 1스톱은 빛의 양(E)이 2배로 증가시키는데 필요한 조리개 수치이다. 즉, 조리개 수치가 root(2) = 1.414배 증가하면 빛의 양이 2배, 1스톱이 증가하는 셈이다. 대표적인 F-number 스톱 시퀀스는 다음과 같다.

스톱 단계 (상대 광량)	광각 (18mm)	망원 (55mm)
0 스톱 (100%)	f/3.5	f/5.6
+1 스톱 (50%)	f/5.0	f/8
+2 스톱 (25%)	f/7.1	f/11
+3 스톱 (12.5%)	f/10	f/16
+4 스톱 (6.25%)	f/14	f/22
+5 스톱 (3.1%)	f/20	f/32

3) 그 외 역할

몬스터볼에 초점을 맞추고 찍었고, F/4, F/11, F/25로 갈수록 피카츄도 선명해진다 (노출시간은 1/100초로 동일)

조리개 수치(F-number)는 단순히 노출(광량)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심도(depth of field, DOF)에도 영향을 미친다. 심도란, 사진에서 초점이 맞아 선명하게 보이는 거리의 범위를 말한다. 사진이라는 결과물은 분명 2차원 평면이지만, 우리가 렌즈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과정은 3차원의 공간 안에 있다. 마치 눈을 크게 뜨고 가까운 손가락에 초점을 맞추면 배경이 흐릿하게 보이고, 눈을 가늘게 뜨면 배경도 어느 정도 선명해지는 것처럼, 조리개의 크기에 따라 사진 속에서 선명하게 보이는 거리의 범위도 달라진다.

조리개 수치가 작을수록 심도는 얕아진다. 즉, 초점 부근의 물체만 선명해지고 배경은 흐려지는 out-focusing이 된다. 반면, 조리개 수치가 클수록 심도는 깊어진다. 즉, 초점 앞뒤 넓은 부위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pan-focusing이 된다.

2. 셔터 속도

1) 정의

카메라 센서는 평소에는 닫혀 있으며, 셔터 버튼을 누를 때에만 일정 시간 열려 빛을 받아들인다. 이때 센서가 빛에 노출되는 시간을 노출 시간이라고 한다. 사진학에서는 셔터스피드(셔터속도, 셔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노출 시간이 길수록 사진은 더 밝아지고, 짧을수록 어두워진다.

2) 광량과의 관계

셔터속도 역시 조리개처럼 1스톱 단위로 소통되며, 1/125초 → 1/250초 → 1/500초처럼 2배씩 빠르게 할수록 빛의 양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스톱 단계 (상대 광량)	노출 시간 (셔터속도)
0 스톱 (100%)	1초
+1 스톱 (50%)	1/2초
+2 스톱 (25%)	1/4초
+3 스톱 (12.5%)	1/8초
+4 스톱 (6.25%)	1/15초
+5 스톱 (3.1%)	1/30초
+6 스톱 (1.6%)	1/60초
+7 스톱 (0.8%)	1/125초
+8 스톱 (0.4%)	1/250초
+9 스톱 (0.2%)	1/500초
+10 스톱 (0.1%)	1/1000초
+11 스톱 (0.05%)	1/2000초
+12 스톱 (0.025%)	1/4000초

3) 그 외 역할

회전하는 몬스터볼을 찍었고, 1, 1/60, 1/4000으로 갈수록 순간포착이 된다 (F/4로 동일)

셔터속도는 광량 조절뿐 아니라 사진의 표현 방식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짧은 노출시간은 움직이는 물체를 또렷하게 포착할 수 있어 스포츠, 동물, 아이들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에 적합하다. 반대로 긴 노출시간은 물체의 움직임을 흔들림이나 궤적으로 담아내는 데 활용된다. 예를 들어 폭포나 자동차 불빛을 흐르게 표현하는 장노출, 밤하늘 별 궤적 사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셔터속도는 단순히 밝기를 조절하는 수단을 넘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창조적 도구로 쓰인다.

3. ISO

1) 정의

ISO는 카메라 센서가 빛에 반응하는 민감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원래는 필름 감도의 국제 표준에서 유래되었으며 현재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센서의 신호 증폭률을 의미한다.

2) 광량과의 관계
ISO 값이 높을수록 센서는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동일한 조리개와 셔터속도 조건에서도 더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즉, ISO는 광량 자체를 변화시키지 않지만, 들어온 빛을 증폭해 노출량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낸다. ISO는 1스톱씩 증가할 때마다 감도가 2배가 된다.

스톱 단계 (상대 광량)	ISO 감도
0 스톱 (100%)	ISO 100
+1 스톱 (200%)	ISO 200
+2 스톱 (400%)	ISO 400
+3 스톱 (800%)	ISO 800
+4 스톱 (1600%)	ISO 1600
+5 스톱 (3200%)	ISO 3200
+6 스톱 (6400%)	ISO 6400
+7 스톱 (12800%)	ISO 12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