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1971년 시애틀에 처음 생긴 스타벅스는 본래 원두, 커피장비를 파는 회사였다. 훗날 CEO가 될 하워드 슐츠는 동종업계 경쟁자였다. 시애틀 스타벅스의 매출이 워낙 높아서 시찰을 나간 슐츠는 스타벅스의 진면모를 발견한다. 당시 유행하던 값싼 드립 커피가 아니라 비싼 이태리식 에스프레소나 라떼 기계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을 목격했다. 슐츠는 스타벅스를 사들이며 CEO가 됐고, 스타벅스는 커피 소비트렌드를 바꿔놓았다.

 

  당시 슐츠의 사업전략은 고가소비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었다. 드라마의 뉴요커들이 한 잔씩 들고나오게 함으로써 '있어보이는 것의 상징'으로 자리매김시켰다. 한국에서의 이미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에 처음 들어올 당시에는 스타벅스 커피 1잔의 가격이 점심 한끼의 가격과 비슷하다며 몰매를 맞았다.

 

  1999년 한국에 처음 들어온 이후의 사업전략은 매장수를 늘리는 것이었다. 한국의 커피 소비량은 전세계 30위이하지만, 스타벅스 매장수는 5위이다. 특히나 전세계에서 스타벅스가 가장 많은 도시는 서울이다. 한국 스타벅스는 개인이 운영하는 가맹점 시스템이 아니라,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점 시스템이다. 가까운 거리에 다른 스타벅스가 들어서도 눈치보고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가게를 우후죽순 늘렸으면 그만큼 매출도 늘려야 한다. 스타벅스의 전략은 크게 두가지였다. 첫번째는 사이렌 오더이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으로 사전주문하는 것이 보급화되었지만 처음도입되던 2014년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다. 줄서서 기다리는 시간조차 아까워하는 빨리빨리의 민족 한국인에게 너무도 유용했으며, 가게 입장에서도 주문받는 직원을 줄일 수 있으니 운영상 이득이 발생했다. 결국 사이렌 오더는 전세계 스타벅스로 역수출된다.

 

  두번째는, e-프리퀀시라고 불리는 MD(사은품) 이벤트이다. 커피 17잔 사면 e-프리퀀시 교환권 1장을 준다. e-프리퀀시 교환권은 써머레디벡이나 의자로 교환이 가능하다. 스타벅스는 MD 디자인팀을 따로 운영할 정도로 디자인에 진심을 쏟아부었고, 이 투자는 커피 판매량증가로 이어졌다. 커피 17잔이면 최소 6만원이지만, 중고거래에서는 이보다 높은 가격인 10만원 이상에 거래된다.

 

  이 외에도 스타벅스의 성공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었다. 어느 지점을 가든 비슷한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주는 편안함, 밖에서 누군가를 만날 공간이 필요할 때 카페를 찾게 되었고, 개인카페들이 비싸지면서 스타벅스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점, 개인카페들의 불친절한 눈칫밥을 먹을 필요없이 스타벅스의 친절한 직원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