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

2021.11.09

@유튜브 요런시점

"사람들의 무의식에 '상징'으로 각인되어야 한다. 쇼와 기만술로 신비롭게 포장하여, 대중들에게 인간 이상의 존재가 되어야 한다."

드러내고 다니는 페르소나와 달리, 감추고픈 그림자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자신의 그림자를 인정하고 마주하는 일은 부끄럽기에,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그림자를 부정하고 외면한다. 하지만 이렇게 억누를수록 그림자는 왜곡된 형상으로 표출된다. 그림자를 대면하여 온전한 자신을 알고 개별화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이라는 미궁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단순히 대면하는 것만으론 안된다. 아리아드네의 실을 놓치지 않고 되돌아나와야 한다. 계속 미궁에 머물면 무의식의 특정 부분이 팽창하여 자아를 완전히 삼키고, 인간적인 모습이 사라진 괴물 미노타우르스가 되어 미궁을 헤맬 것이다.

영웅과 악당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무의식에서 끌어올린 광신적인 의지를 갖고 있다. 이상을 향해 망설임없이 나아가는 태도 자체에 의미를 둔다는 점에서 낭만주의적인 모습도 띈다. 낭만주의는 불굴의 의지로 세상의 정해진 구조를 초월하여 개인의 꿈과 이상을 실현해내자고 말한다.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도덕적 가치는 실재하지 않는 가상에 불과하다. 강한 정념이라면 모두 숭배한다. 이성보다는 감정을 더욱 중시한다. 끝으로, 의지에 가득찬 영웅의 모습을 추구한다. 이상을 향해 망설임없이 나아가는 태도 자체가 의미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의식에서 끌어올린 맹목적인 의지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영웅과 악당은 구별할 수 없다.

허무주의는 이를 경고한다. 기독교처럼 보편적인 도덕관념을 제공하는 매트릭스가 사라진다면, 어떤 악행이라도 저지를 수 있고 모든 것이 정당화 될 수 있다. 그 무엇도 진실이 아니기에 모든 것이 허용된다면, 인간에게 남는 것은 개개인의 의지 뿐이다. 이때 본능처럼 솟아나오는 의지를 통해 진리와 가치를 각자 창조하는 능동적 자세가 필요하다. 니체는 도덕의 근원에 공포가 있으며, 이러한 노예도덕으로부터 벗어나야한다고 말한다. 순수한 충동에 따라 사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허나 공포는 도덕성 뿐만아니라 공격성의 근원이기도 하다.